'국민 엄마', '국민 아빠'란 수식어가 있듯이 정말 엄마, 아빠같은 배우가 그런 배역을 맡는 것도 미덕이 있지만, 이처럼 정형화된 관습을 탈피한 캐스팅도 배우와 관객들에게 큰 재미와 의미가 있을 수 있다.
영화는 감정을 차근차근 쌓아가서 크게 폭발하는 쓰나미가 아니라, 시종일관 잔잔한 물결과도 같다. 조로증 아들의 한 마디, 글 한 귀절이 차분히 흘러가는 이 영화에 깊이를 더한다.
자신들보다 빨리 늙어가는, 또래보다 철이 든 아들을 둔 부모는 이런 아들을 통해 외면했던 사람과 소통하고 삶에 대한 흔적을 되짚는다. 잃어버리진 않았지만 잊고 있던 시간이 아들을 통해 얼마나 아름다운 한 때였는지를 깨닫게 된다.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부모. 절망과 희망는 언제나 공존하는 동전의 다른 면이다.
어린 나이에 한 아이의 부모가 된 이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.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. 나와 내 주위의 '평범함'이 감사해 새삼 눈물이 나는 영화다.
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영화 '정사', '스캔들:조선남녀상열지사' 등을 만든 이재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. 강동원, 송혜교, 조성목, 백일섭, 이성민, 김갑수 등이 출연한다. 12세 관람가. 9월 3일 개봉.